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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넷 뉴스란을 자주 들락날락하시는 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짐바브웨의 인플레 관련 뉴스를 보셨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올해 들어와서 연간인플레가 1만%를 훌쩍 돌파, 연일 최고수치를 경신하며 2월 공식 발표로 인플레율 24470%라는 황당무계한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에 천만 짐바브웨 달러를 발행했지만 그거 가지고 햄버거 하나도 못 사는 어이없을 정도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데, 세계대전 이후에나 보였던 이런 황당무계한 인플레의 중심에 존재하는 인물이 바로 짐바브웨의 현대통령 무가베입니다. ![]() 이렇게 경제파탄의 주범으로 비난을 받고 있지만, 사실 무가베 대통령은 처음부터 이렇게 막장가도를 달리는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짐바브웨가 현재의 짐바브웨가 된 것은 지금부터 세어도 얼마 안 되는 1980년입니다. 그 전까지는 '로디지아'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었으며 그 유명한 '세실 로즈'의 땅이라는 의미였습니다. 세실 로즈는 아프리카지역의 광맥을 노리고 헐값에 땅을 사들여서 영국의 식민지를 늘려갔던 보석도매상이었죠. 그런 상황에서 무가베는 꾸준히 짐바브웨아프리카동맹을 창설하여 독립운동을 전개, 해방전선의 선두에서 활약했으며 결국 1979년 행해진 독립선거에서 압승을 이끌고 실질적인 짐바브웨 독립을 이룩하게 되었습니다. 즉, 독립투사이자 건국영웅인 위대한 인물이었던 것이죠. 비슷하게 일본의 식민지 시대였던 우리나라에서는 김구선생 정도의 위치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짐바브웨의 독립에는 큰 문제가 있었습니다. 산업화가 되지 않은 전형적인 농업국이었던 짐바브웨에서는 경작가능 토지의 70% 이상을 국민의 1%가 안 되는 백인 대지주가 소유하고 있는, 비정상적인 토지구조가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것입니다. 이걸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가장 큰 문제였죠. 처음에는 영국의 협조를 통해 영국의 자금지원을 얻어 지주에게 유상매입하는 형식으로 해결하려고 했습니다. 단, 영국의 협조를 얻어야 했기 때문에 지주들의 토지를 강제회수할 수가 없었고 토지환원은 지지부진한 속도로 진행되는 둥 마는 둥할 뿐이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영국의 정부가 바뀌며 자금지원 약속을 파기하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맙니다. 이런 진퇴양난의 상황에서 무가베가 취한 대책은... '에라 모르겠다 일단 몰수하고 보자' 강제로 무상반환하는 법률을 통과시켜서 반발하든 말든 강제로 몰수합니다. 당연히 대부분의 백인들은 토지를 저가에 팔아넘기고 외국으로 떠나는 방책을 택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좋습니다만, 크게 두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하나는 대부분이 무가베 측근과 지지층으로 넘어간 것. 그리고 짐바브웨의 농업기술은 낙후된 상태라는 것. 무가베 지지층의 대부분은 농업 경험이 없었으며, 상당수는 아예 농업을 포기하고 토지를 방치. 그리고 시도를 하더라도 부족한 경험과 기술 덕분에 생산성이 터무니없이 낮아지는 결과가 되고 말았습니다. 영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애초에 비협조적이긴 했으나 토지몰수 과정에서 강압과 무법적인 수법에 의해 백인지주들이 피해를 입고 살해까지 수없이 당하는 사태가 발생하자 아예 등을 돌리고 맙니다. 농업을 주 산업으로 하는 농업국가에서 농업의 생산성이 확 떨어지니 당연히 경제는 근간부터 흔들리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외자기업의 주식 절반 이상을 강제로 양도'시키는 법률을 이어서 통과시킵니다. 물론 명분상으로는 정당한 권리찾기이긴 합니다만, 문제는 대부분의 재산이 지배층 일부로만 흘러들어갔을 뿐 아니라, 토지 강제양도때부터 조짐이 있었던 외국계 기업의 철수와 투자포기가 한층 가속화되는 결과를 낳고 맙니다. 결국 물자 생산이 터무니없이 부족하게 되어서 인플레가 극심해지게 되었습니다. 물론 외환보유고도 바닥, 경제성장률도 바닥. 이것이 작년 초까지의 이야기. 국가간의 이권을 둘러싼 대립이 섞여 있어서 복잡하게 보이던 이 문제는 이후로는 아주 단순명쾌하게 흘러갑니다. 무가베 정부가 물자부족과 인플레를 해결하기 위해 취한 방책은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1 물건값을 강제로 제한하도록 법률화. 2 강제적으로 재고없이 모든 물건을 시장에 내놓도록 법률화. 3 돈이 부족하니 돈을 마구 찍는다(...) ............ 결과는 당연히 그에 걸맞게 나왔습니다. 기업은 만들면 무조건 저가에 팔아야 하는데 판매가가 생산가를 밑돌기 때문에 도산하는 기업이 속출하고, 남아있는 기업도 아예 물건을 만들지 않게 되었습니다. 또한, 가격 강제 제한은 처음에는 싸게 살 수 있다고 호평을 받았지만, 실제로 법률이 시행되자마자 대부분의 부유층이 남아있는 물자를 사재기. 거기에 더 이상 물자 공급도 없어졌기 때문에 결국엔 물자가 더욱 부족해져서 인플레가 더 심해지고 말았습니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이미 외환 보유고가 바닥난 상태에서 남은 대책이라곤 돈을 더 찍어내는 것 뿐(...). 결과적으로 하루 자고 나면 통화가치가 7% 이상 떨어지는 엄청난 인플레가 오늘도 짐바브웨에서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짐바브웨달러의 가치는 바닥, 거기에 어떻게든 외환보유고를 회복하려는 짐바브웨은행에서는 강제적으로 환율을 고정하고 있기 때문에 환전하면 더욱 손해. 작년초까지만 해도 그냥 위험상태라고 볼 수도 있었으나, 1년만에 환율 대비 물가가 10배를 훌쩍 넘기는 완전 경제붕괴상태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짐바브웨에서는 돈을 꾸준히 찍어내고 있습니다 (...) 간단히 요약해보면 독립을 하려고 한다 -> 자국의 재산이 걸린 영국이 방해한다 -> 빡 돌아서 국내의 외국인 및 기업을 박해 -> 경제 파탄 -> 무능력에 의한 파탄 가속화. 무가베 한 사람에게만 책임을 돌릴 수는 없는 복잡한 문제이긴 하나 거의 대부분의 책임은 무가베에게 있음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성장률 플러스를 약속하며 다시 출마하려고 하는 게 믿기가 힘들 정도; 아무리 의의가 좋다고 해도 파급될 영향과 대책을 고려하지 않고 졸속적인 행정을 펼치면 어떻게 되는지 아주 잘 보여주는 결과라 할 수 있겠습니다. 각계의 전문가들이 반대를 소리높여 주장하며 이젠 국민여론조차도 완전히 반대로 기울어진 상태에서도 꿋꿋히 땅을 파겠다고 주장하시는 모 차기 대통령이 떠올라서 한 번 적어 보았습니다. '한다면 한다'가 신조라고 주장하시는 데, 뒷일 생각 안 하고 일단 하고 보는 건 안 하니만 못함은 위 사례만 봐도 충분할 듯. 청계천은 청계천으로 끝날 뿐이지만 대운하는 나라가 걸려 있습니다. 국가 기반을 흔들 정도의 예산을 쏟아부어서 하시려는 공사가 대체 이 나라에 얼마나 의미가 있는지 다시 한 번 심각히 고려해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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